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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아니, 점심쯤이 다가오는 시간이 돼서야 내 방에서 나와 내가 모시는 작은 도련님의 방으로 갔다. 다른 곳들과는 다르게 이곳은 이른 아침이 아닌 점심이 다가오는 시간에 시작된다. 낯익은 고등색 목재의 나무문 앞에 서서 가볍게 노크를 두 여번 하고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안으로 자연스럽게 들어갔다. “또 늦게까지 깨어계셨나요?” 안에는 커다란 침대에 폭신한 이불이 있었다. 계속해서 아무런 대답이 없자 작게 한숨을 쉬며 안쪽으로 더 들어가서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 그제야 보이는 하얀색 머리카락. 침구류가 어두운 색이라서 그런지 유독 더 눈에 띄였다. ..예뻐라. “이제 일어나셔야 할 시간이에요. 더 자다간 일정이 늦어질 거라고요?” 살짝 이불을 치우자 어린 나의 작은 주인님이 눈에 들어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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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와 같은 웃음을 지으며 □□을 바라보고 있다. 평소와 같이 방긋거리는 웃음을 지으며 평소와 같이 능글맞은 느낌을 주는 눈웃음을 지으며 당신을 바라보고 있다. 평소와 다른 점이 있냐고 묻는다면..그래, □□을 바라보는 소름이 끼칠 정도의 차가울 뿐인 눈뿐일까. 천천히 한걸음, 두 걸음 다가가선 □□의 앞에서 멈췄다. 가까이에서 보니 인위적인 웃음이라는 생각이 들겠지. 천천히 허리를 굽혀서 □□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 있잖아요. 왜 사람의 머리가 입보다 위에 있는지 아시나요? ” 글쎄, □□은 겁을 먹고 물러날 수도, 아니면 뻣뻣하게 굳은 채로 나를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말하면서 □□가 했던 짓이 다시 떠오르자 서서히 입꼬리가 내려가고 짜증과 혐오로 가득한 시선을 바라보았지만 다시 금방 방긋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