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달의 파편들
카테고리
작성일
2019. 10. 17. 23:50
작성자
나티에르

별님들이 노래를 부르고
달님이 축복을 내려주는 밤
당신의 날, 신주연
_





안녕, 좋은 새벽이에요. 이런 시간에 불러내서 미안해요. 하지만 당신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들이 있는 걸요. 재미없고 지루한 내용일 수도 있어요. 그래도 불평은 이야기가 끝나고 부탁드려도 괜찮을까요?

특별한 이야기는 아니에요. 우리 한 달 전쯤에 했던 게임 기억나요? 그거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해요. 게임이 끝나면 게임 결과를 알려주는 듯이 말이에요. 그전에 제 이야기를 조금 들려드릴게요.



저는 당신이 알다시피 사람을 죽이는 직업을 가지고 있어요. 살인자고, 생명을 꺼트리고 옳지 못한 일들을 많이 해온 저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사랑하는 사람은 약점이 될 뿐이니까요. 사람을 한 명 죽일 때마다 감정이 죽고, 동시에 검은색에 물들어가더니 지금은 완전히 어둠이 되었어요. 그리고 이제 와서야 저는 제가 지쳐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리고 잠시 쉬고자 생각하면서 간 곳이 그때 이야기가 많았던 한 미술관이에요.

처음에는 돌아갈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계속 해오던 일을 그만둘 수 있다면, 동생과의 약속을 지키지도 않고 그 미술관에 계속 남는 짓도 나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리고 미술관에서 만난 재미있고 상냥한 사람들, 그리고 당신은 언제나 구석에서 폰을 만지던 놀리기 좋은 고양이씨. 그뿐이었어요. 많은 일이 지나간 후에는 당신과 저는 게임을 시작했죠. 별생각 없이 시작한 게임이었어요. 한 번도 사랑을 해보지 못한 저에게 계약 연예는 호기심이 생기는 일였으니까요. 질 것 같지도 않고, 이 14일의 시간을 즐기자는 생각뿐이었어요.


아, 말이 너무 길어져버렸네요, 이렇게 계속 미루는 것은 좋지 않으니까 이제 발표할게요?


이 게임은 먼저 상대에게 진심이 되면 패배하는 게임. 승자는 당신이에요, 류라이 치카가.




언제부터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다만, 이 감정을 알았을 때 이미 오래 전부터 저는 치카씨를 좋아하고 있었다는 걸 알았어요. 아마 꿈속의 미술관에 갇혀있었을 때부터 계속.. 알았을 때는 부정도 했었어요, 단순히 다른 감정과 착각한 걸꺼라고. 하지만 나중에는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어요. 함께 시간을 보내며 단순한 몇 마디의 말에도 행동에도 당신에게 더 빠져들었으니까. 그래서 단순하게 떨어져 있으면 괜찮겠지, 잊어버리겠지, 그렇게 안일하게 생각하면서 한 달이라는 시간이라는 긴 시간을 보냈어요. 잊었는지에 대한 대답은 지금 이 자리에 제가 있는 것만으로도 대신 할 수 있겠죠. 

떨어져 있는 동안 계속, 당신의 생각만 떠올랐어요. 괴담조 친구들이랑 같이 다니다가 다치진 않았는지, 또 밥을 거르진 않았는지, 또 밤늦게까지 SNS를 하고 있는지. 사소하면서도 다양한 생각을 했어요. 그러니까 일을 하다가도 손에 잡히지도 않고, 시간이 엄청 느리게 지나가는 거에요, 1달이 지났는데 1년이 지난 것처럼 느꼈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
눈을 감아도 보이고 듣지 않아도 생각나는 너를.
네 생각이 날 때쯤, 이문교_




이렇게 말하러 오기 전까지 수없이 많이 고민했어요. 마음을 전해도 되는 걸까, 치카가씨와 가까워진 것이 오히려 멀어지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하고.. 그래도 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치카가씨가 범인이고, 마지막 인사를 할 때까진 괜찮았어요. 그런데 그 뒤로는 분명 평소랑 똑같고, 별로 다르지 않았는데도..무척이나 어딘가가 허전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어요. 그저 제가 지쳐서 그런가 보다, 했죠. 그런 게 아니었어요. 눈앞에서 당신이 죽고, 처음으로 소중하다고 사람이..좋아하는 사람이 사라져서 슬펐던 거예요.. 그래서 늦기 전에 전하고 싶었어요, 또 후회하기는 싫었으니까요.


같이 시간을 보내는 동안, 잊어버렸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치카가씨 덕분에 기억나고, 행복했어요. ..제게는 치카가씨가 항상 빛같은 분이에요. 곁에 있으면 따듯하고, 저까지 빛이 된 거 같으면서도 붙잡을 수 없는 존재니까요. 


전에 치카가씨를 왜 잊기 싫은지 물어봤죠? 전 그에 대해 제대로 된 답을 주지 못했고요. 치카씨를 잊기 싫은 건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당신을 좋아하니까,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잊고 싶지 않았어요. 만약 잊어버린다 해도 다시 당신의 기억을 새겨 넣을 거예요. 이번에는 제대로 답이 되었나요?



길었는지, 짧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생일인데 오랫동안 붙잡은 거 같아서 미안해요. 한마디만 더 해도 되죠?


류라이 치카가씨, 제가 당신의 그림자가 되어도 괜찮을까요?

사랑해요, 치카가씨.











*안녕하세요, 편님........ㅜㅜㅠㅜㅠ 갑자기 이렇게 찾아와서 죄송합니다...... 치카 생일에 맞춰서 보내려고 했는데....시험기간일줄은 몰랐네요....ㅠㅠㅠㅜㅠ 답은 천천히 주셔도 괜찮고, 거록도 편하게 주셔도 괜찮아요...! 편님이랑 사이가 어색해지고 나빠지고 싶진 않아요....!! 난잡하고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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